회고

신입 프론트엔드 개발자 2022년 회고

D cron 2022. 12. 30. 16:02

2022년은 나에게 꽤나 의미 있는 해였다.

2022년의 나의 여정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2021년 11월부터 시작해야 한다.

혼자 개발공부를 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당장 취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다른 부트캠프들과는 달리,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개발자를 기르는 과정이라는 정글의 모토가 마음에 들어서 지원하고 합격하게 되었다(요새는 부트캠프도 시험 보고 면접도 본다는 사실!). 정글 소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서울에서 ktx를 타고 한 손에는 캐리어를, 한 손에는 두꺼운 이불을 들고 대전으로 내려갔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2021년 11월 1일에 문지캠퍼스 기숙사에 입소했다.

 

5개월 동안 대전에서 지내면서 얻은 것이 굉장히 많다.

 

환경설정의 힘 / 정말 뛰어나고 배울 점이 많고 열심히 하는 동료들

가장 놀랐던 점은 나보다 배울 점 많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어떤 집단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중간 이상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너무 뛰어난 사람이 많아서 내 실력이 딱 중간이었다. 이게 나에게 주는 충격이 매우 컸다. 내가… 내가… 중간이라니!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 무언가를 열심히 해본 적이 많이 없었는데, 정글에서의 시간은 열심히 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동기들 중에는 발표를 통해 VC들에게 투자유치를 받은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사람, 카카오 HR출신으로 리더십이 정말 뛰어난 사람, 카이스트 수석 졸업한 정말 똑똑한 사람, 내가 1주일 걸려서 푼 문제모음을 3일 만에 모두 풀어버린 알고리즘 기계 같은 사람,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고 물어봐줘서 자신도 정리가 되었다고 한 사람 등등… 이런 환경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이런 환경에 있다 보면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게 된다. 실제로 문지캠퍼스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그리고 마지막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 달 동안 정말 재밌고 빡세게 동고동락했던 MOBA 팀원들을 얻었다. 이 사람들과는 정글을 수료하고도 자주 만난다. 비전공자라서 개발자 동료가 거의 없었는데 29명의 뛰어나고 열심히 하는 동료들을 많이 만든 것 같아서 뿌듯하다.

 

평소였으면 절대 만날 수 없었던 성공한 사람들과의 만남

정글에서 처음으로 이게 어른이구나!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군대를 지나오면서 존경을 할만한 어른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러나 장병규 의장님을 보면서 사람이 돈이 저렇게 많은데 이렇게 인간적일 수 있구나, 돈 때문에 정글을 운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러기에 이분은 돈이 너무 많았다) 정말 우리를 위해서 해주시는 조언들이나 말들이 참 진실되고 따듯하게 느껴졌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내가 정글 내내 질문을 너무 많이 해서 귀찮으셨을 수도 있는데 모든 질문에 최선의 대답을 해주셔서 인생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는 정글 프로그램을 왜 운영하냐는 나의 질문에 “저는 사람이 성장하는 걸 보는 게 너무 좋아요.”라고 눈을 반짝이며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셨던 류석영 교수님의 말씀도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도움이 되었던 조언들을 아래에 적어보았다.

컴퓨터시스템 책 읽기, 블로그 정리, 알고리즘 풀이, 운동 알고리즘 공부 등 할 게 너무 많은데 여기서 우선순위를 무엇으로 두어야 하나요?
  • 우리가 우선순위를 정해줄 수 있다. 그럼 1~2주는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비효율적일 수 있으나, 새로운 방법을 계속 시도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과 우선순위를 찾아나가라. 그게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알고리즘 주차에서는 ‘주어지는 모든 과제를 풀어가는 것’을 1순위로 두고 나머지는 스스로 정해봐라. 여기서는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배우는 방법을 학습하는 과정을 연습하는 것이다. 
좋은 코드를 짜고 싶습니다.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인가요?
  1. 정답을 내는 코드가 좋은 코드입니다. 어떻게든 돌아가는 코드를 짜는 것이 첫 번째 조건입니다.
  2. 계산 복잡도가 낮은 코드가 더 좋은 코드입니다. 시간 복잡도가 낮은 알고리즘이 훨씬 빨리 돌며, 공간 복잡도가 낮은 알고리즘이 훨씬 적은 메모리를 차지합니다.
  3. 사람이 알아보기 좋은 코드가 더 좋은 코드입니다. 다른 사람이 코드를 읽고 이 코드가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기 쉬운 코드가 좋은 코드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언어이므로 알아보기 좋게 쓰는 것이 좋고, 자연어와 마찬가지로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정글에서 얻은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정말 값진 것들이었지만 나의 목표는 개발자로 취업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자마자 쉴 틈도 없이 바로 협력사들과의 코딩테스트, 면접 과정이 이어졌다. 대학교 졸업시즌에는 사업을 하겠다는 일념하에 (이 시기는 나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건방진 마인드였다... ㅋㅋㅋ) 기업 면접을 본 적도 없었는데, 실제 면접을 보니까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나를 포장하는 게 정말 부족했고, 프론트엔드 지식도 너무 빈약함을 느꼈다.

 

그래서 정글을 수료하고도 마음이 맞는 예비 프론트엔드 개발자들끼리 스터디를 꾸려서 FE스터디를 진행했다. 4명이서 준비를 하다가 한 사람은 먼저 합격을 하고 3명이서 두 달간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를 조사해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다. 이때 공부했던 게 취업하는데, 그리고 실무를 하면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나머지 3명도 비슷한 시기에 다 취업을 해서 기분 좋게 해산했다.

 

하지만 나는 인턴으로 취업을 했기 때문에 마음 한 구석에 불안감이 있었다. 어찌어찌 운이 정말 좋게 인턴 합격을 하고 (운빨 취업 스토리는 나중에 작성할 수도...) 3개월간 인턴 생활을 했다. 그 기간 동안 발표를 총 4번 했는데, 3번은 팀원분들 앞에서 마지막 발표는 드라마에 나오는 대 회의장에서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임원 앞에서 발표를 하는 자리였다. 정말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당일에 10번 넘게 리허설을 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도 운이 좋게 합격을 하고 1주일을 쉰 뒤(정글 때부터 쉬지 않고 달려와서 딱 1달만 쉬고 싶었지만 어림도! 없었음)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인턴 생활을 하는 동안 정말 도움만 받았다. 우리 파트는 퇴사자들이 너무 많아서 인력난에 시달렸는데 (그래서 처음으로 인턴이라도 뽑은 것이라고 나중에 들었다) 내가 입사한 6월은 나를 포함한 신규 인턴 2명, 신규 경력직 3명 총 5명을 기존 3명이서 (심지어 한 분은 신입) 다 케어해야 하는 극악의 구조였는데 기존에 계셨던 3분 특히 나의 멘토님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정규직 합격 후에 이 회사를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의 50%는 내 멘토님 덕분이었다(그러나 곧 멘토님도 퇴사하셔서ㅋㅋ 너무 아쉬웠다).

 

지금 FE팀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3개월간 일하면서 만족하면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배울 점이 많고 능력 있는 주니어, 시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들이 많고 코드리뷰도 잘해주시고 정말 수평적인 분위기라서 재밌고 유쾌한 회사생활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1인분을 할 수 있게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올해를 시간 순으로 돌아보니 참 많은 것들이 바뀐 한 해였던 것 같다.

 

1년 동안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 있다.

예전부터 나는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러나 21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26살까지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분명 책을 많이 읽었는데 왜 난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지? 그 답을 드디어 찾았다. 5년 동안 헤매던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책을 읽기만 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만 해서는 인생의 변화가 없다.

 

“책을 살아내야 한다.”

 

책을 읽고 인상 깊었다면, 느끼는 점이 많다면, 스스로 생각했을 때 책이 하는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된다면, 책에 나온 내용대로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결국 인생의 변화는 행동과 실천해서 온다. 이 초등학생도 알만한 사실을 깨닫고 실제로 내 삶에 적용하는 건 올해부터였던 것 같다(참... 빨리도 깨달았다). 실천하니까 인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생각만 하고, 말만 한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앞으로도 깨달은 내용을 실천하면서 살아가겠다.

 

공부한 내용

sw사관학교정글 수료

인턴 3개월 수료

FrontEnd 면접 스터디

이펙티브 타입스크립트 스터디

타입스크립트 입문 - 기초부터 실천까지 강의

함께 자라기(김창준)

 

읽은 책

보도 섀퍼의 돈 - 보도 섀퍼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이 담겨있음. 추천

 

백만장자 시크릿 - 하브 에커

돈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부자의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 강추

 

워런 버핏 라이브 - 대니얼 피컷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33년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아직 식견이 부족하여 건질게 많지는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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