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3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2024년 회고

D cron 2025. 1. 12. 21:32

근황

 

2024년은 한라산 등반으로 시작했다. 동네에 있는 산도 잘 올라가지도 않는데 갑자기 한라산을 등반하려니, 덕분에 다리에 쥐가 두 번이나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올라가는 중간에 먹은 참치마요 삼각김밥이 <내 인생 최고의 음식>으로 등극했다. 평지에서는 절대로 그 맛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한라산에 오르며 백록담 정상에서 본 풍경은 정말 신비롭고 아름다워서 마치 다른 세상 같았다. 5시간 걸려서 올라갔고, 내려올 때는 눈길을 뛰어 내려와서 2시간 반이 걸렸다. 7시간 30분 정도 걸린 한라산 등반은 꽤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2024년에 드디어 독립하여 혼자 살게 되었다. 회사에서 10분 거리의 집으로 이사를 갔는데 출근길을 걸어(뛰어) 다니니까 사람 많은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되어서 너무 좋았다. 삶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선택하고, 집으로 들여오는 과정도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딱 적당한 타이밍에 본가에서 잘 나온 것 같다. 그런데 회사가 9월에 광명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ㅎㅎ

 

1년간 성장한 부분

시너지가 났던 협업

1분기에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력 개발자분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익숙하지 않은 개발 리뷰 프로세스라던지, 로그를 쌓는 방식등에 대한 문의를 주셨는데 답변해드리면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어 굉장히 기뻤다. 그분은 코드리뷰를 굉장히 빠르고 상세하게 해 주셔서 기술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서로 도움이 되는 협업이었던 것 같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React Compiler 조사 후 공유

우리 팀과 전사 프론트엔드 개발자 모임에서 React Compiler가 등장한 배경과 기능,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공유했다. (공유 자료: https://d-cron.tistory.com/76) 처음에는 '또 새로운 게 나왔네...' 하며 걱정했지만, 공부 후에는 컴파일이 적용된 리액트가 나오면 메모이제이션 관련 코드를 걷어내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역시 걱정은 무지에서 나오는 것 같다.

 

성능 개선 프로젝트

9월에는 성능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앱 내 웹뷰로 제공되는 페이지의 초기 로딩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혼자 진행했고, 주 1회 팀장님과 미팅을 통해 진행 방향을 점검했다. 막힐 때마다 올바른 방향설정을 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측정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측정해야 문제를 파악할 수 있고, 개선이 얼마나 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사용하지 않았던 Lighthouse, Chrome Performance, webpack-bundle-analyzer 등의 툴을 써보면서 이해도를 올렸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은 과학자가 된 기분이었는데, 이론 공부를 통해 가설 세우고, 측정하고, 실험(개선)하고의 무한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이 삽질의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매우 많아서 정말 잘 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JS 압축, 라이브러리 의존성 제거, 미사용 CSS 제거, JS 번들 파일 분리, 불필요 React Lazy 삭제 등등… 많은 작업을 진행했다. 만족할만한 개선 결과가 나왔고, 현재 gzip 압축만 상용에 적용된 상태이며, 나머지 작업도 적용을 검토 중이다.

 

코드리뷰 활성화

팀에서 코드리뷰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 팀원들이 모여서 어떻게 코드리뷰를 활발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코드 리뷰가 활발하지 않은 원인을 생각해봤다. 첫째, 설명이 너무 빈약한 PR은 코드 리뷰 하기 어렵다. 둘째, 모든 팀원이 리뷰어로 지정되다 보니 책임감이 조금 떨어진다. 셋째, 코드 리뷰가 업무가 바빠서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까먹게 된다.

그래서 PR 템플릿을 만들어서 이슈 현상 / 발생 원인 / 해결 방법을 자세히 작성하는 형식으로 변경하여 코드 리뷰를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변경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왜 하는지’, ‘어떻게 했는지’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템플릿에 반영되어서 만족스러웠다. 또한 팀원분이 아침마다 현재 열린 PR 슬랙 알리미를 만들어주셔서 잊지 않고 코드 리뷰를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변경하고 잘 안되면 책임 리뷰어 지정을 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 없이 코드 리뷰가 매우 활성화되었다. 역시 문제가 생기면 환경을 바꾸면 된다.

 

스터디

2024년에는 처음으로 팀 스터디를 해보았다. react-query 공식문서의 Guide & Concept 부분을 나눠서 공부 후 발표하는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선배 개발자들은 어떻게 학습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github의 example 부분을 직접 동작시켜 보는 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react-query가 최근에 프로젝트에 적용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받았다. 또한 2022년부터 이어온 주니어 FE 스터디도 꾸준히 진행하여 기본기를 다졌다.

 

불안하지 않음

사실 2024년에 가장 큰 변화는 이것이다.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아졌다.


불안은 마음이 미래로 달려가서 발생하는 것이고, 후회는 마음이 과거로 달려가서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가만히 나를 알아차리면 불안하지 않다. 작년과의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바라봄으로써 불안감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예전에 나는 내가 조금이라도 편안하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도 못했는데 편안하면 잘못된 것이니 나를 가만두지 않고 괴롭혔다. 편하게 있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성공하려면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다. 내가 본 자기 계발서에는 불편함을 추구하라고 나와있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를 가만두지 않고 괴롭히면서 목표에 가까워지는 행동은 했는가?’ 그렇지는 않다. 계속 에너지를 생산적이지 못한 곳에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인에게 친절한 것의 절반도 나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있지 않았다. 나를 조금 용서하고 바라봐줬더니 타인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해되지 않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세계는 뇌가 만들어낸 것이고, 뇌는 그저 깜깜한 공간에서 감각정보를 읽어서 이야기를 생성하는 능동적 추론 기계일 뿐이니, 타인의 세계도 마찬가지겠구나. 그 세계는 나의 세계와는 아예 별개의 세계이구나. 그 사람이 겪어온 삶에서는 그게 맞을 수 있겠구나. 이렇게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 빈도수가 줄어들어 편안함이 일상을 더 채워가고 있다. 2024년의 가장 좋은 변화였던 것 같다.

https://youtu.be/GWFxAk1doqE?si=whNr0jiKOzGZ9H7V 이 영상과 내면소통 책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읽은 책

모던 리액트 Deep Dive (~5장) - 김용찬

이팩티브 엔지니어 - 애드먼드 라우

내면소통 - 김주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일의 격 - 신수정

안티프래질 - 나심 탈레브

unfuck yourself - 게리 비숍

버크셔 해서웨이의 재탄생 - 제이컵 맥도너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 워런 버핏

찰리 멍거 바이블 - 김재현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 스키모토 다카시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 데런 브라운

크래프톤 웨이 - 이기문

스몰 자이언츠가 온다 - 보 벌링엄

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 - 테리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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